🌿 어린왕자 원서읽기 The little prince

🌟 인상 깊었던 문장

1. “Grown-ups never understand anything by themselves and it is tiresome for children to be always and forever explaining things to them.” — p.4
2. “Children should always show great forbearance toward grown-up people.” — p.12
3. “Men have no more time to understand anything. They buy things all ready made at the shop.” — p.47
4. “What makes the desert beautiful is that somewhere it hides a well.” — p.52

🌿 어린왕자 원서읽기 : 뜻밖의 여정

문득 깨달았다.
그 유명한 ‘어린 왕자’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그럴 만도 했다.
나는 오래도록 ‘문학알러지’를 앓아온 사람이다.
정보와 지식, 실용성 위주의 책을 빠르게, 그리고 많이 읽는 데 익숙한 삶.
자연스레 천천히 이야기를 따라가는 문학 독서와는 멀어지게 되었다.
심지어 “이야기 따위에 시간 쓸 여유가 없다”는 확신같은 것까지 있었으니까.

영어 공부라는 명분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평생 이 책을 펼칠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
나는 작지만 아주 분명한 방향의 전환을 느꼈다.

어른의 세계와 아이의 세계

책을 읽는 내내 가장 자주 마주한 것은 ‘어른과 아이의 대비’였다.
작가는 어른들이 “스스로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아이가 어른 앞에서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어른을 납득시키기 위해 불필요한 설명을 늘어놓아야 하는 이유,
아이의 작은 마음 하나 제대로 보지 못하는 어른의 편협한 시선을 작가는 계속 지적한다.

특히나 이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어른들은 이해할 시간이 없다. 다 만들어진 것을 사려고만 한다.”

바쁘다는 핑계 아래,
인간관계도, 스스로의 감정도 완성된 상태로만 소비하려는 어른들의 모습.
누군가를 알아가고, 천천히 길들여지고, 시간을 들여 서로에게 깊어지는 경험을 어른이 된 우리는 얼마나 자주 포기하며 살아가는가.
마치 “이야기 따위에 쓸 시간은 없다”고 생각해 온 나처럼.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나 아이들의 세계는 다르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과 메마름이 그득해보이는 사막 속에서도
숨어 있는 가능성과 생명을 알아보는 눈.
어린 왕자는, 아이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바쁜 어른들은 너무 빨리 판단하고 너무 빨리 잊는다.
반면, 아이들은 기다리고, 발견하고, 온 마음을 다한다.

두 살이 된 아들을 떠올리며

책을 읽는 내내 이제 막 두 살이 된 우리 아들을 떠올렸다.
나는 아들에게 어떤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을까?
나도 모르게 “장황한 설명이 필요한 어른”,
“아이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이 되어 있진 않을까?

어른의 세계는 복잡하고 무겁고, 때로는 메마른 사막 같다.
그래서 더더욱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내 안의 우물을 지켜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영어공부에서 시작된 작은 여정

영어공부를 위해 시작한 원서 읽기 프로젝트, 그 첫 완독 작품인 The Little Prince.
어쩐지 이 책이 영어 실력 뿐 아니라,
내 삶의 방향을 바꾸어 놓을 것만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영어에 대한 흥미,
문학에 대한 호기심,
동심을 향한 조용한 다짐.

60페이지 남짓에서 정말 많은 것을 얻어왔다.

다음 원서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것을 보면,
이 여정의 끝이 어디일 지 너무도 궁금하다.